중국 전승절에서 본 북한 김정은의 선택, 역사로 본 전략 변화

시작하며

2025년 9월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이 등장했다. 단순한 참석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이번 행사는 북한의 전략적 움직임이 명확히 드러난 자리였다. 왜 하필 지금, 그리고 왜 중국이었을까?

 

1.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고전에서 본 운명의 갈림길

'별의 순간(Sternstunde)'이라는 표현은 독일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에서 유래되었다. 그가 말한 ‘운명의 별이 빛나는 순간’은 평범한 시간 속에서 일어난 결정이 역사 전체를 바꾸는 시점을 말한다.

 

고전 속 ‘별의 순간’ 사례

인물 결정적 선택 결과
줄리어스 시저 루비콘강 도강 로마 공화정 붕괴, 제정 수립
나폴레옹 브뤼메르 18일 쿠데타 프랑스 제1제정 탄생
이순신 명량해전 결단 조선 수군의 생존, 일본군 퇴각
김정은 전승절 국제무대 등장 핵보유국 인정 시도, 외교 전략 전환

북한의 2025년 9월 전승절 참석은 단순한 ‘행사 참석’이 아니라, 국제무대 복귀와 생존 전략의 변환이라는 점에서 위 사례들과도 맥을 같이한다. 내가 이번 장면을 보며 느꼈던 건, “드디어 북한도 스스로의 좌표를 새롭게 정한 것 같다”는 것이었다.

 

2. 왜 하필 ‘전승절’ 무대였을까?

중국의 전승절은 일본에 대한 ‘항일 승전’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러나 이 날은 사실 대만의 국민당 정부가 일본 항복을 받은 날이기도 하다. 공산당 입장에선 애매한 역사지만, 2014년부터는 이 날을 공식화하며 대만 역사를 흡수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맥락으로 본 ‘전승절’

항목 내용
1945년 9월 3일 일본의 항복 문서를 대만(국민당 정부)이 수령
2014년 이후 중국 공산당, 이 날을 전면 기념일로 격상
2025년 북한 김정은, 푸틴과 함께 무대에 등장
전략적 메시지 “대만·북한 모두 우리의 역사 안에 있다”는 중국의 선언

이것은 마치 한나라 고조 유방이 초나라 항우의 역사적 정통성을 흡수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든 것과 같은 맥락으로도 읽힌다. 내가 이 장면에서 떠올린 건 ‘정통성 싸움은 결국 스스로의 역사 서사 만들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3. 북한이 이 무대에 선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나?

김정은의 등장으로 전승절은 단순한 기념식이 아니라 전략무대가 되었다. 특히 김정은은 푸틴과 나란히 좌석을 배치받음으로써, 북한이 러시아와 대등한 동맹국처럼 보이도록 연출되었다.

김정은이 노린 실익

  • 국제무대 첫 등장: 이전 김일성, 김정일 시대엔 없던 방식
  • 핵보유국으로서 위상 과시: 외교적 인정 시도
  • 중국·러시아의 동시 보증 확보: 미국·일본과의 협상 지렛대

이 모습은 과거 삼국지에서 유비가 유장에게 의탁한 뒤 형주를 얻고 촉한을 세운 과정과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거인 사이에서 ‘자신의 땅’을 확보하려는 외교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4. 우리는 여전히 ‘통일 프레임’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북한은 이미 남북관계에서 손을 뗐다. 헌법에서 ‘민족·자주·통일’을 삭제했고, 남북 협력 기관은 대부분 해체했다. 과거 햇볕정책 대상이었던 북한은 이제 없다.

변화한 북한의 대내 전략

구분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 현재 (김정은 시대)
통일 의지 조국통일 3대 원칙 강조 헌법상 삭제
남북관계 조평통, 민경협 등 기관 운영 모두 폐지
외교 전략 비공개, 양자 중심 공개, 다자무대 진출
대외 메시지 민족주의 강조 실익 중심 국가 전략

이 모습은 과거 고려 말 원 간섭기 때 고려가 몽골과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정리했던 과정과도 닮아 있다. 그때처럼, 북한은 민족이 아닌 실리를 택한 것이다. 나도 처음엔 이 변화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민족 감정’으로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 앞에서는,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5. 북한이 바라보는 다음 목표는 어디일까?

다음 스텝은 명확하다. 미국과 일본이다. 트럼프와의 회담 재개,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북한은 이 두 방향에서 실질적 이익을 노리고 있다.

북한의 외교 전략 시나리오

대상 목표 실현 수단
미국 핵보유국 인정 + 제재 완화 장거리 ICBM 동결 협상
일본 경제 지원 확보 국교 정상화 + 납치문제 타협
러시아 장기적 자원·외화 협력 노동자 파견 + 군수협력
중국 제조·에너지 협력 복원 임가공 재개, 접경 무역 활성화

이런 전략은 한고조 유방이 서초패왕 항우보다 약한 상태에서도 한·초 전쟁을 끝까지 끌고 가 최종 승리한 것과 유사하다. 힘의 우위보다 관계·지속성·전략적 인내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마치며

2025년 전승절은 북한 외교사의 큰 전환점이었다. 과거 고립 국가에서 벗어나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전략적 시도,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활용한 노련한 외교가 눈에 띈다.

이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북한을 더 이상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는 과거적 시각에서 벗어나, 변화한 현실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전략을 재정립할 시점이다. 과거 제국의 흥망에서도 우리는 분명히 배울 수 있다. 김정은의 이 선택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오늘 우리가 결정해야 할 문제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신라 삼국통일 후, 고구려·백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도요토미 히데요시 죽음, 시신을 숨겨야 했던 진짜 이유

고구려 태조대왕 119세 수명, 역사 왜곡 가능성은 없을까

고구려보다 먼저? 가야의 철갑 기병을 보여주는 진짜 유물 이야기

한류가 인도에서 뜬 진짜 이유, 예상 밖의 시작 지점은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