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수입 전쟁으로 본 중국의 자충수, 한한령에서 배워야 할 교훈
시작하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서 시작된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다. 과거 한국을 상대로 한한령(限韓令)을 내세웠던 중국의 일방적인 외교 전략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이제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산 수입금지’라는 카드로 응수하려는 분위기다.
1. 한한령과 대두 갈등, 무엇이 닮았나
중국은 과거에도 지금처럼 ‘자기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한한령이다.
(1) 한한령은 정치적 감정의 표현이었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국 연예인 출연 금지, 한국 기업 규제, 단체 관광 제한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국제 규범보다는 ‘기분 나쁘다’는 감정적 판단에 가까웠다.
당시 나는 상하이에서 한국 관련 콘텐츠 사업을 진행 중이었고, 어느 날 갑자기 모든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가 사라지는 걸 직접 목격했다. 미리 예고도 없었다. 현지 파트너조차 “위에서 막으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2) 대두 수입 중단도 감정적 보복인가
이번 대두 갈등도 그 맥락이 비슷하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고 사실상 수입을 중단한 것은 무역 전쟁에 대한 ‘응징’ 차원이었다. 그러나 정작 타격을 입은 것은 미국 농가가 아니라, 중국의 자체 식량 안정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은 다시 한 번 자충수를 둔 셈이다.
2. 중국의 ‘내로남불식 무역’이 부메랑이 되는 이유
중국의 무역 정책은 철저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이다.
(1) 자국 기업은 보호하면서 타국은 통제하려 한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 기업에 비관세 장벽을 치거나, 플랫폼 진입을 막고 있다. 한류 콘텐츠도 그 피해를 봤고, 미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2) 세계는 더 이상 중국만 바라보지 않는다
이번 대두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미국은 이미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새로운 공급선을 마련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수출세를 폐지하면서 빠르게 미국 대체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가 겪은 예: 2017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유통을 하던 중, 갑작스런 규제로 통관이 막히고 몇 천만원 어치 재고를 손해봤던 경험이 있다. 그때 느꼈다. 중국에 너무 의존하면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다’.
3. 무역 보복은 결국 자국민에게 돌아온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결국 중국 국민과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1) 대두는 중국 식량 안보에 필수적
중국은 2024년 기준, 전체 대두 수입의 52% 이상을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었다. 이걸 끊어버리면 단순히 대체 수입선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사료·식품 체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
(2) 실제 피해는 국민과 기업 몫이다
미국산 대두 대신 브라질·아르헨티나산을 수입했지만, 운송 비용과 품질 관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중국 내 물가 상승과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농가가 피해를 본 건 맞지만, 중국도 결코 ‘득’만 본 건 아니다.
4. 고전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교훈
‘오만은 파멸을 부른다’는 말은 중국 고전에도 자주 나온다.
(1) 사기(史記) 속 오만의 대가
한나라 말, 왕망(王莽)은 스스로 신나라를 세우며 황제가 됐지만, 지나친 권위주의와 오만으로 민심을 잃고 금세 몰락했다. 중국도 지금의 국제 정세 속에서 스스로 왕망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중화사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중국은 수천 년간 주변국을 ‘속국’처럼 대했다. 그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와 외교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되지 않는다. 중국이 고전에서 진짜 배워야 할 점은 ‘겸손’이지, ‘중심’이 아니다.
내가 중국을 떠난 이유도 결국 이거였다. 같이 일하던 현지 기업인조차 “중국은 언제든 입장을 바꾼다”고 말했을 정도다.
5. 미국의 대응이 보여주는 새로운 판세
이번엔 중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1) 미국은 준비가 되어 있다
러시아 상공 비행 제한, 중국산 수입 제재 예고 등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농산물 문제가 아니라, 항공, 반도체, 통신 등 전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2) 한미 공조에도 영향 줄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경제 전략을 본격화하면, 한국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중심축’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한한령을 떠올려야 한다. 중국은 불리해지면 언제든 돌변한다.
마치며
중국이 대두 수입을 끊으며 다시 한 번 보인 것은, 외교·무역에서도 감정과 오만이 앞선다는 점이다. 하지만 세계는 이제 그런 방식에 더 이상 끌려가지 않는다. 한한령으로 시작된 일방주의는 이번엔 대두 갈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역사 속에서도 반복되어 온 진실이 있다. 지나친 힘의 남용은 결국 고립을 부른다.
지금 이 상황은 한국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중국 중심이 아닌, 국제 질서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한한령’을 막을 수 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대응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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